Appearance
question:< 몸값 (8) > 강우진이 승합차 안. 즉, 현실로 돌아왔을 땐 세상은 그대로였다. 여전히 2일 아침이었고 최성건 등 우진의 스탭들은 할 일 중이며, 그가 탄 승합차는 꽉 막힌 도로에 갇힌 상태. 목적지는 청담동 샵. 아공간에 진입하기 전과 다른 바 없다. 뭐랄까, 눈을 한 번 깜빡인 것 같다. 하지만. “······” 자신의 주먹을 쥐었다 펴는 우진에겐 많은 시간과 어마무시한 일이 벌어진 뒤였다. ‘장연우’의 세상 말이다. 무표정인 우진이 내면 상태를 점검해본다. 변했다. 이걸 말로 표현하긴 힘들지만 분명 뭔가가 각인됐다. 기민하고 담대하며 강직한 것. 강우진으로서는 처음 경험해보는 감각이었다. 온몸이 예민하면서도 유연하다. 보컬이나 요리 또는 언어들과는 달랐다. 그것들이 부드러웠다면 이번 건 쓰고 거칠다. 야생의 폭력성이 짙다. 음지에 가깝다. 익숙지 않은 ‘사냥’이란 단어가 친숙했다. 위험하다. 순간, 포커페이스를 짙게 만든 우진은 컨셉질을 상기하며 자아를 투철하게 했다. 이건, 방금 얻은 기술은 확실히 다룰 줄 알아야 했다. 어설프게 가졌다간 문제가 터진다. 하지만 괜찮다. ‘통제하는 게 어렵진 않아.’ 강우진은 가진 모든 것의 주인이며 그것들을 종용하는 방법을 통달했다. 까불지 마라, 니들은 나를 빛내주기만 하면 돼. 강우진은 마인드 컨트롤을 곱씹는다. 언제나 하던 작업이었다. 이어. -스윽. 마음을 차게 식혔다. 그리곤 경험한 ‘장연우’의 것을 복기한다. 반복된 리딩(경험)은 배역과 그의 세상을 선명하게끔 하며, 그로 인해 파생된 기술 등의 모든 건 강우진에게 숙달된다. 손쉽게 다루게 된다. “후우-” ‘무술’ 역시 마찬가지였다. 같은 날 늦은 점심쯤. 장소는 강남의 한 촬영 스튜디오가 있는 건물. 정확히는 큰 규모 건물의 지하주차장. 그런 곳에 강우진의 승합차가 멈췄다. 곧, 차의 뒷문에서 강우진이 내렸다. -스으. 아침과는 달리 풀메이크업에 의상이나 헤어도 완벽했다. 살짝 뒤로 넘긴 머리에 초록 니트와 검은색 슬랙스. 딱 봐도 촬영이 있나 싶은 느낌이었고, 실제로 몇십 분 뒤 강우진은 촬영이 잡혀 있었다. ‘강우진 부캐’ 채널의 촬영이었다. 미국행 비행기를 타기 전에 최대한 많은 영상을 축적해놔야 했고, 뭣보다 오늘은 ‘강우진 부캐’의 요리 컨텐츠의 정식 첫 촬영이기도 했다. 덕분에 대여한 촬영 스튜디오였으며 앞으로 요리 컨텐츠 촬영은 이 대여 스튜디오에서 진행될 예정. 어쨌든. “우진아.” 조수석에서 내린 꽁지머리 최성건이 우진에게 붙었다. “PD님, 스튜디오에 있다니까 일단 올라가자.” “예 대표님.” 그 순간. -끼기긱. 지하주차장으로 익숙한 흰색 밴이 입장했고, 좌회전하려던 밴은 강우진을 발견한 탓인지 곧 우진의 방향으로 스르륵 다가왔다. 이내. -텅! 흰색 밴에서 눈 밑에 점 찍힌 여자가 내렸다. 화린이었다. “안녕하세요- 안녕하세요, 우진씨.” 그녀 역시 풀메이크업 상태였다. 긴 머리는 돌돌 말아 올렸고, 의상으론 두터운 카키색 항공점퍼를 걸쳤다. 이쯤 저 뒤쪽 주차장 입구로 회색 소형차가 추가로 들어왔고, 그것을 슬쩍 확인한 우진이 화린에게 무던한 인사를 던졌다. “네. 안녕하세요, 빨리 오셨네요.” 마찬가지로 덤덤하게 인사를 받은 화린. “아- 길이 안 막혔어요.” 하지만 그녀의 심장은 쉴 새 없이 두쿵대는 중이었고. ‘우진님이 직접 요리를 해주시는 건데 늦으면 안 되지! 으- 어떡해, 떨려.’ 그녀 옆에 붙은 통통한 실장이 작게 한숨 쉬며 진실을 뱉었다. 물론, 속으로. ‘늦으면 안 된다고 더럽게 재촉했으면서 아닌 척은.’ 이어 최성건 포함 우진의 팀들과 화린의 팀이 적당히 인사를 나눈 뒤, 모두 촬영을 위해 건물 엘리베이터 방향으로 움직였다. 나란히 선 강우진과 화린을 중심으로 열댓 명 인원들이 감싼 그림. 강우진과 화린은 금세 사라졌다. 문제는. “······또. 또, 강우진 저 새끼야.” 지하주차장에 강우진과 화린을 몰래 지켜보는 눈이 있다는 것. 뒤늦게 주차장으로 들어온 회색 소형차 안의 정체 모를 사내였다. 그런데 상태가 이상하다. “화린은 내 거야. 내 거라고.” 반쯤 미친 것 같았다. 담배 냄새로 찌든 소형차 안 사내는 검은색 패딩을 입었으며 후드로 얼굴을 가렸다. 피부는 푸석하다. 수염도 까끌하게 자랐다. 동공이 살짝 풀렸다. 나이 추정은 어렵지만 얼추 30대 정도로 보인다. 사내의 한 손엔 카메라가 들렸다. “시발. 시발 새끼. 개새끼. 더러운 새끼. 감히, 감히 내 화린에게.” 카메라의 화면엔 직전 강우진과 화린의 투샷이 찍혀있다. 곧, 남자가 카메라를 조작한다. 화면에 출력되는 사진이 바뀐다. 화린이 집에서 나오는 것, 차에 타는 모습, 샵에 들어가거나 나오는 것 등등등. 수많은 화린의 모습이 찍혀있다. “‘남사친’까지 참아줬잖아······화린 너도 그래. 헤프잖아. 자꾸 왜 날 화나게 하는 거야. 어?” 그가 미친 듯이 손톱을 물어뜯기 시작했다. 그의 손가락 상태를 보니 이미 너덜너덜했다. 손톱 뜯는 것을 평소에도 자주 하는 모양. 뭐가 됐든 몇 분간 몸을 미세히 떨며 손톱 뜯던 그가. “······더는 못 참아. 이젠 안 돼. 벌을 줘야 해.” 손에 들린 카메라를 조수석에 던졌고 조수석 위에 올려진 검은 봉투에 손을 넣는다. 카랑카랑 각종 소음이 들렸다. 곧, 그가 봉투 안에서 뭔가를 꺼내 패딩 속주머니에 넣었다. 은색에 길쭉한 것. “화린아, 넌 날 배신했어. 체벌. 그래, 이건 체벌이야. 혼나야지. 네가 너무 예뻐서 그래.” 송곳이었다. 한편. 강우진이 화린과 촬영을 시작할 무렵, 영화계 언론은 어제쯤 터진 이슈를 퍼트리고 있었다. 『[무비톡]‘안가복 감독’과 ‘대배우 심한호’ 영화, 배우판 두 거대 괴물이 전설 같이 쓰나?』 『안가복 감독 100번째 영화에 심한호가 주연일 가능성↑』 퍽 부산스럽다. 원체 두 인물이 가지는 위세가 대단했으니까. 『역시 안가복 감독의 선택은 심한호였나? 영화계 관계자 “사실, 심한호말곤 안가복 감독이 100번째 작품 소화 힘들다” 부담감 때문』 뭣보다 언론은 안가복 감독의 100번째 영화는 물론, 심한호와 또는 합류 예정인 배우가 누군지에 초점을 맞추기도 했다. 『[이슈체크]드디어 시작되는 영화판 레전드 안가복 감독의 100번째 영화의 주제는?』 『감독 안가독, 주연 심한호······이 장대한 그림에 추가될 다른 탑배우는?』 이는 영화계 언론만이 아닌 업계의 관계자들 역시 마찬가지였다. “대표님! 안가복 감독님이랑 심한호 선배님 뜬 거 보셨습니까?” “어어, 봤다. 뭐 안가복 감독님한테는 기념비적인 작품이고, 그렇게 보면 심한호 정도는 있어 줘야지. 둘 다 워낙 레전드고.” “어우- 그래도 좀 빡세네요. 아직 확실한 건 아니라도 심한호 선배님 붙으면······다른 배우는 누가 붙을까요?? 겁나 부담될 것 같은데.” “누가 붙긴. 각본에 따라 달라지겠지만, 최소 탑배우들 데려다 쓰겠지. 안가복 감독 몰라? 배우 폼 확인한다고 아프리카까지 갈 양반이야.” 사실, 안가복 감독의 이번 작품은 영화판 관계자들이나 배우들 등에게 초유의 관심사긴 했다. 『[무비is]안가복 감독의 영화 제작 소식에 국내 충무로 들썩···몇몇 탑배우들 SNS에 자신감 밝히기도』 그렇게 몇 시간 뒤. 『[공식]안가복 감독과 손 잡은 영화사 측 “감독님의 이번 100번째 작품은 칸을 노릴 예정”』 이슈가 시끄러워진 틈을 타서 ‘거머리’의 영화사가 떡밥을 던졌다. 하지만 많은 정보를 흘린 건 아니었다. 캐스팅 등의 것은 숨겼고, 오직 칸 영화제를 나간다는 사실 뿐. 그럼에도 파괴력은 배로 불었다. 국내 개봉이 아닌, 해외로 뻗어 나간다는 소리니까. 즉, 작품이 가지는 영향력이 어마무시할 것. 이에 『[무비IS]안가복 감독이 전설의 정점 찍을 곳은 칸 영화제, 잡힌 판이 작지 않다···심한호 외의 합류될 배우는 누가 될까?』 영화판 언론의 ‘유난’이 격해지기 시작했다. 같은 시각. ‘강우진 부캐’의 촬영이 한창인 강남 쪽 스튜디오. 전체적으로 딱 주방을 연상케 하는 스튜디오에 강우진과 화린이 마주 보고 있다. 명확히는 화린은 주방과 붙은 일자 테이블에 앉았고, 그녀를 보는 강우진은 앞치마를 맨 채 주방 안쪽에 선 상태. 얼추 일식집을 연상케 하는 그림이었다. 손님이 주방과 셰프의 요리를 모두 확인할 수 있는 형태. 물론, 손님은 화린 혼자였다. 그런 둘을 ‘강우진 부캐’ 채널의 카메라 몇 대가 찍고 있고, 그 주변으로 최성건이나 PD 외의 스탭들이 몰렸다. “크- 그림 좋네.” “완전 선남선녀죠?” “‘남사친’ 빨이 있어서 그런가? 저만 저 둘 달달해요?” “근데 두 분 아직 말을 안 놨네요? 보통 작품 하나 하면 말 놓는 정도로 친해지지 않나?” “글쎄?” 스탭들이 작게 수군거리는 와중, 강우진과 화린의 촬영은 속행됐다. 방식은 NG가 나도 끊는 것 없이 쭉 이어지는 느낌. 그래서인지 촬영은 꽤 길게 진행되는 중. 지금 촬영의 컨셉은 토크+요리였다. 게스트와 적당한 얘기를 나누다가 원하는 요리를 우진이 해주는 것. 토크를 이끌어가는 건 무려 강우진. “화린씨, ‘남사친’때 저를 처음 보고 어떠셨습니까?” “놀랐죠. 그땐 서로 캐스팅될 거라고 생각도 못 했잖아요. 그다음엔 우진씨 성격 보고 놀랐어요.” “성격?” “네. 뭐라고 해야되나- 이렇게 과묵하실 줄 몰랐거든요. 근데 목소리는 좋으셨어요.” “음-” “어머. 뭐예요, 그 반응?” “제가 과묵합니까?” “그럼 아닙니까?” 물론, 사전에 정해진 질문지가 있긴 했다만 나머지 대화는 둘이 즉석에서 뱉는 것이었다. 이에 시니컬한 강우진은. “지금도 과묵합니까?” 포커페이스와 컨셉질을 장착했지만 꽤 즐기고 있었다. 무려 화린과 토크 중이었으니까. ‘뭔가 카페서 대화하는 거 같잖어? 애들한테 말하면 부러워 뒤지려고 하겠구만.’ 화린은 나름 고군분투 중이었다. 억지로 팬심을 눌러야 했으니까. “네. 아니, 예능 찍으실 때도 비슷하시잖아요.” 최최최최애와 이렇게 단둘이 얘기를 나눌 기회잖는가? 마치 덕질하는 상대와 데이트하는 기분이 드는 그녀였다. ‘우진님- 이렇게 보니까 나름 표정이 보인다. 하······이제 끝날 때 됐지?? 아쉽다.’ 그렇게 둘은 촬영을 부드럽게 이어간다. “나름 텐션이 높은 편입니다만.” “아니야, 우진씨한테는 텐션이란 단어가 붙으면 안 돼요. 근데 칭찬이기도 하잖아요. 사람들이 우진씨 보고 냉미남이다, 츤데레다 하니까. 솔직히 기분 좋죠?” “나쁘진 않아요.” 곧, 스튜디오 밖 PD가 검지를 빙빙 돌렸다. 슬슬 마무리를 지으라는 뜻. 덕분에 강우진이 앞치마를 다시금 꽉 매며 질문을 바꿨다. “드시고픈 요리 말씀하세요.” “으으음- 저 사실 엄청 고민했었는데요, 혹시······짬뽕도 돼요?” “되죠.” “우와, 돼요?? 신기하다. 그럼 짬뽕으로 할게요.” “근데 짬뽕으로 선택하신 이유는?” “저 어릴 때 엄마가 자주 해주셨거든요.” “그 맛과 똑같진 않을 텐데.” “상관없어요.” 덤덤히 고개 끄덕인 우진이 지척에 놓인 웍을 들며 읊조렸다. “예, 최선을 다해볼게요.” 금세 스튜디오 전체로 강우진의 요리하는 소음과 함께 입맛 돋는 냄새가 번졌다. 뒤로 약 1시간쯤. 어느새 늦은 오후, ‘강우진 부캐’ 관련 요리 컨텐츠의 촬영이 모두 끝났다. 강우진과 게스트 화린은 서로 간단히 인사한 뒤 수십 스탭들에게 인사를 건넸다. “수고하셨습니다-” “고생하셨습니다-” 하지만 강우진이나 화린이나 여유가 없었다. 둘 다 바로 다음 스케줄이 있었으니까. 덕분에 화린은 오늘 촬영분을 적당히 확인한 뒤 스튜디오를 나섰고, 강우진 역시 PD와 ‘강우진 부캐’ 채널 관련 향우 일정을 정리하곤 밖으로 움직였다. -스윽. 화린과 그녀의 팀은 복도 쪽 엘리베이터 앞에 서 있었다. 엘리베이터를 기다리고 있는 듯. 화린의 뚱뚱한 실장이 자리를 비켜주는 바람에 우진이 자연스레 그녀 옆에 섰다. 대화를 물꼬를 튼 건 작게 웃는 화린이었다. “맛있었어요, 짬뽕.” “다행이네요.” “네. 그릇 못 보셨어요? 남김없이 다 먹어치웠잖아요. 방금까지 실장 오빠가 엄청 잔소리했어요.” “아. 식단관립니까?” “다음 주에 화보 있거든요, 진짜 미쳤나 봐. 정신 놓고 먹었어요.” 이때. -띵! 도착한 엘리베이터가 문을 열었다. 일단, 뚱뚱한 실장이나 최성건 등 몇몇이 먼저 타고 다음으로 우진과 화린이 올랐다. 하지만 여전히 스타일리스트 외로 못 탄 인원은 많다. 그런 그녀들이 말했다. “저희 다음 거 탈게요-” 따라서 우진과 화린 포함 얼추 열댓 명이 탄 엘리베이터가 스르륵 내려간다. 짧은 순간 고요함이 번진다. 돌돌 말린 머리를 만지작대는 화린은 티 안 나게 킁킁대고 있었다. ‘우진님 향수 뭐지? 개좋아.’ 이어. -띵! 엘리베이터는 금세 지하 1층에 도착했다. 문이 열리자마자 우진이 손짓했다. 먼저 내리라는 뜻. 화린은 작게 고개 숙이며 엘리베이터에서 내렸고 다음이 강우진이었다. 뒤로 최성건이나 뚱뚱한 실장, 가드 등 몇몇이 따라붙었고. “우진씨.” 주차장으로 통하는 유리문을 지난 화린이 우진에게 고개 돌려 넌지시 물었다. “우진씨, 오늘 뿌린 향수 어떤 거예요? 저도 뿌려보고 싶어서.” 이때였다. “화린아!!!” “화린씨!!!!” 뒤쪽 뚱뚱한 실장과 가드들이 고함쳤다. 순간, 화린이 깜짝 놀랐다. “뭐, 뭐야?? 놀랬잖아요.” “아니!! 앞에! 앞에!!!” 눈 커진 그녀가 고개를 앞으로 돌렸을 때. “아.” 몇 걸음 앞, 차와 차 사이에서 검은색 패딩에 후드를 뒤집어쓴 남자가 달려드는 걸 화린이 확인했다. 뭐지? 화린은 본능적으로 피해야 한다는 걸 알았지만 몸이 굳었다. 화린에게 달려드는 괴한이 웃고 있었으니까. 그런 괴한이 오른손을 번쩍 들어 화린에게 외쳤다. “흐흐, 떨어져! 떨어지라고!!!” 세 걸음. 미친 듯이 뛰는 괴한과 화린의 거리였다. 그리고. “나쁜년!!” 그의 손엔 송곳이 들려 있었다. 그 송곳의 목적지는 당연히 화린의 얼굴이었다. 일촉즉발의 상황. 모두가 재빨리 움직이지만 달려드는 남자가 화린과 너무 가깝다. 겁에 질린 화린의 비명. “꺄악!!!!” 처절한 모두의 외침. “화린아!!!!” “아, 안돼!!!” 어쩌라고? 정신이 온전치 않은 괴한은 아랑곳없이 송곳으로 화린을 찍으려 했다. “화린 넌 내 거라고!!” 이 순간. -스윽. 굳은 화린을 몸으로 막으면서도 등 뒤로 민 누군가가 달려드는 괴한의 손을 낚아챘다. 무표정의 강우진이었다. -텁! 이어 송곳 든 괴한의 손을 반대 방향으로 비틀며 등 뒤로 꺾었다. “으헙!! 끄으으윽!” 괴한의 몸이 자연스레 훅 돌아간다. 금세 괴한은 팔이 뒤쪽으로 꺾인 모양새였고, 우진이 꺾은 팔을 더욱 올림과 동시에 그의 발을 걸었다. -파박! 그대로 얼굴부터 바닥에 내리박는 괴한. 우진은 무심한 얼굴을 유지한 채 체중을 실어 괴한의 등을 무릎으로 짓눌렀다. 얼굴이 바닥에 박힌 괴한은 필사적으로 부들대며 발광했고. “악!! 파파파파파팔!! 내 팔!!” 강우진은 별수롭지 않게 그의 꺾인 손에서 송곳을 뺏었다. 순식간이었다. “아아아악!!! 놔!! 놔라고!!” 강우진이 괴한을 제압한 지금의 상황 말이다. 덕분에 양손으로 입을 막은, 두 눈이 디립다 커진 화린이나. “······아.” 꽁지머리 최성건, 뚱뚱한 실장 등 바로 앞 인원들은 우진을 보며 벙쪘다. 방금의 모습은 영화 속 장면과 별반 다르지 않았으니까. 그러거나 말거나. -스윽. 엎어진 괴한을 더욱 짓누르던 우진이 뺏은 송곳을 넘기는 듯 들어 올리며, 앞쪽 인원들에게 낮은 목소리를 냈다. 숨 차는 것, 놀라는 것 따위 없이. “경찰 부르세요.” 세상 차가운 음성이었다. < 몸값 (8) > 끝
answer:< The Price Tag (8) > Kang Woojin was back in the van, back to reality. The world was the same as before. It was still the morning of the 2nd, and Woojin's staff, including Choi Seonggeon, were busy with their tasks, and the van he was in was stuck in a traffic jam. The destination was a shop in Cheongdam-dong. Nothing had changed since before he entered the pocket space. It was as if he had blinked. However. "......" For Woojin, who was clenching and unclenching his fist, a lot of time had passed, and something tremendous had happened. It was the world of 'Jang Yeonwoo'. Woojin, expressionless, checked his inner state. Something had changed. It was hard to put into words, but something had definitely been imprinted on him. Something keen, bold, and upright. It was a sensation Kang Woojin had never experienced before. His whole body felt sensitive yet flexible. It was different from vocals, cooking, or languages. If those were gentle, this was sharp and rough. It had a strong sense of wild violence, close to the darkness. The unfamiliar word 'hunting' felt familiar. It was dangerous. In an instant, Woojin, who had deepened his poker face, reminded himself of his persona and fortified his ego. This newly acquired skill had to be handled with certainty. If he was careless, problems would arise. But it was okay. 'It's not hard to control.' Kang Woojin was the master of everything he possessed and had mastered the way to command them. Don't mess around, you just need to make me shine. Kang Woojin mulled over mind control. It was a task he always did. Then. -Swish. He cooled his mind. Then he reviewed what he had experienced as 'Jang Yeonwoo'. Repeated readings (experiences) made the role and its world clearer, and all the derived skills became proficient for Kang Woojin. He could handle them with ease. "Hoo-" 'Martial arts' were no exception. Later that day, around late lunchtime. The location was a building with a photography studio in Gangnam, specifically the large underground parking lot of the building. Kang Woojin's van stopped there. Soon, Kang Woojin got out of the back door of the van. -Swish. Unlike the morning, he was in full makeup, and his outfit and hair were perfect. His hair was slightly swept back, wearing a green knit and black slacks. It looked like he was ready for a shoot, and indeed, in a few dozen minutes, Kang Woojin had a shoot scheduled. It was a shoot for the 'Kang Woojin Sub-Character' channel. He needed to accumulate as many videos as possible before boarding a plane to the United States, and more importantly, today was the official first shoot of the 'Kang Woojin Sub-Character' cooking content. Thanks to that, they had rented a photography studio, and future cooking content shoots were planned to take place there. Anyway. "Woojin." Choi Seonggeon, with his ponytail, got out of the passenger seat and approached Woojin. "Director, let's go up to the studio first." "Yes, President." At that moment. -Creak. A familiar white van entered the underground parking lot, and as it was about to turn left, it smoothly approached Woojin's direction after spotting him. Then. -Thump! A woman with a mole under her eye got out of the white van. It was Hwarin. "Hello- Hello, Woojin." She was also in full makeup. Her long hair was rolled up, and she wore a thick khaki aviation jumper. A gray compact car entered the parking lot entrance behind them, and Woojin, who had briefly checked it, casually greeted Hwarin. "Yes. Hello, you came early." Hwarin, who received the greeting just as calmly. "Ah- There was no traffic." But her heart was pounding nonstop. 'I can't be late when Woojin is cooking for me! Ugh- I'm so nervous.' Her chubby manager, who was next to her, sighed softly and spat out the truth internally. 'She rushed me like crazy and now she's pretending she didn't.' After that, Woojin's team, including Choi Seonggeon, and Hwarin's team exchanged greetings and moved towards the building's elevator to head for the shoot. A scene with about a dozen people surrounding Kang Woojin and Hwarin as they stood side by side. Kang Woojin and Hwarin quickly disappeared. The problem was. "......Again. That bastard Kang Woojin." There were eyes secretly watching Kang Woojin and Hwarin in the underground parking lot. It was a mysterious man in a gray compact car that had entered the parking lot belatedly. But his condition was strange. "Hwarin is mine. She's mine." He seemed half-crazed. The man inside the compact car, reeking of cigarette smoke, wore a black padded jacket and hid his face with a hood. His skin was sallow. His beard was bristly. His pupils were slightly dilated. It was hard to guess his age, but he looked to be in his 30s. In one hand, the man held a camera. "Damn it. Damn bastard. Son of a bitch. Dirty bastard. How dare you, how dare you go near my Hwarin." The camera's screen showed a recent two-shot of Kang Woojin and Hwarin. Soon, the man operated the camera. The photo displayed on the screen changed. There were numerous photos of Hwarin leaving her house, getting into a car, entering or leaving a shop, and so on. "I even put up with 'Best Friend'......Hwarin, you too. You're so easy. Why do you keep making me angry, huh?" He began to bite his nails like a madman. Looking at the state of his fingers, they were already ragged. It seemed he often bit his nails. Regardless, after a few minutes of trembling and biting his nails, he said. "......I can't take it anymore. I can't. She needs to be punished." He threw the camera on the passenger seat and reached into a black envelope on top of it. Various noises rang out. Soon, he pulled something out of the envelope and put it into his jacket pocket. Something silver and elongated. "Hwarin, you betrayed me. Punishment. Yes, this is punishment. You need to be disciplined. You're too pretty." It was an awl. Meanwhile. Around the time Kang Woojin started shooting with Hwarin, the film industry media was spreading an issue that had erupted the day before. "[MovieTalk] 'Director An Gabok' and 'Top Actor Shim Hanho' in a movie, will the two giants of the acting world write a legend together?" "The possibility of Shim Hanho being the lead in Director An Gabok's 100th movie is rising↑" It was quite a buzz. The two individuals had a tremendous presence. "Was Shim Hanho really Director An Gabok's choice? Film industry insider: 'In fact, it would be difficult for Director An Gabok to handle his 100th project without Shim Hanho' due to the pressure" Above all, the media focused not only on Director An Gabok's 100th movie but also on who the other actors joining Shim Hanho might be. "[Issue Check] What will be the theme of the legendary 100th movie by Director An Gabok, which is finally starting?" "Director An Gabok, lead actor Shim Hanho......Who will be the other top actors to join this grand picture?" This was not only the case for the film industry media but also for industry insiders. "President! Did you see the news about Director An Gabok and Senior Shim Hanho?" "Yeah, I saw it. Well, it's a monumental work for Director An Gabok, and considering that, someone like Shim Hanho should be there. They're both legends." "Wow- Still, it's a bit tough. Even if it's not confirmed yet, if Senior Shim Hanho joins......who else will join? It seems like a lot of pressure." "Who will join? It depends on the script, but at least they'll use top actors. Don't you know Director An Gabok? He's the guy who would go to Africa just to check an actor's form." In fact, Director An Gabok's current project was of unprecedented interest to industry insiders and actors alike. "[Movieis] The news of Director An Gabok's film production stirs up Chungmuro... Some top actors also express their confidence on SNS" A few hours later. "[Official] Film company working with Director An Gabok: 'The director's 100th project aims for Cannes'" Taking advantage of the noisy issue, the film company 'Leech' threw out a bait. However, they didn't reveal much information. They kept the casting and other details secret, only revealing the fact that they were aiming for the Cannes Film Festival. Nevertheless, the impact doubled. It meant the work was not just for domestic release but was reaching out overseas. In other words, the work's influence would be tremendous. "[MovieIS] Director An Gabok aims for the pinnacle of legend at the Cannes Film Festival, the stakes are high... Who will be the other actors to join Shim Hanho?" The film industry media's 'fuss' began to intensify. At the same time. In the Gangnam studio where the 'Kang Woojin Sub-Character' shoot was in full swing. In a studio that clearly resembled a kitchen, Kang Woojin and Hwarin faced each other. Specifically, Hwarin was sitting at a straight table attached to the kitchen, and Kang Woojin, looking at her, stood inside the kitchen with an apron on. It was reminiscent of a Japanese restaurant. A setup where the customer could see both the kitchen and the chef's cooking. Of course, the customer was Hwarin alone. Several cameras from the 'Kang Woojin Sub-Character' channel were filming them, and staff members like Choi Seonggeon and the director were gathered around. "Wow- The picture looks good." "Totally a handsome man and a beautiful woman, right?" "Is it because of the 'Best Friend' effect? Am I the only one who finds those two sweet?" "But the two haven't spoken informally yet, right? Usually, after working on one project, they become close enough to speak informally, don't they?" "Who knows?" While the staff whispered quietly, the shoot with Kang Woojin and Hwarin continued. The style was to keep going without cutting even if there was an NG. That's why the shoot was quite long. The current concept of the shoot was talk + cooking. Woojin would cook the desired dish while having a proper conversation with the guest. The one leading the talk was none other than Kang Woojin. "Hwarin, what did you think when you first saw me during 'Best Friend'?" "I was surprised. Back then, we didn't even think we would be cast together. After that, I was surprised by Woojin's personality." "Personality?" "Yes. How should I put it- I didn't expect you to be so reticent. But your voice was nice." "Um-" "Oh my. What's that reaction?" "Do you think I'm reticent?" "Aren't you?" Of course, there was a predetermined list of questions, but the rest of the conversation was improvised by the two. To this, the cynical Kang Woojin asked. "Do I seem reticent now?" He was equipped with a poker face and persona, but he was quite enjoying it. After all, he was in the middle of a talk with Hwarin. 'It feels like having a conversation in a cafe, doesn't it? If I tell the kids, they'll die of jealousy.' Hwarin was struggling in her own way. She had to suppress her fan heart. "Yes. No, you're similar even when you're on variety shows." Wasn't this an opportunity to have a one-on-one conversation with her ultimate favorite? It felt like she was on a date with the person she was a fan of. 'Woojin- Seeing you like this, I can somewhat see your expressions. Ha... Is it almost over? I'm sad.' Thus, the two smoothly continued the shoot. "I'm quite high in tension, though." "No, you can't attach the word 'tension' to Woojin. But it's also a compliment, right? People say you're a cold beauty, a tsundere. Honestly, it feels good, doesn't it?" "It's not bad." Soon, the director outside the studio spun his index finger. It was a sign to wrap things up. Thanks to that, Kang Woojin tightened his apron again and changed the question. "Please tell me what dish you'd like to have." "Um- I've been really thinking about it, but... can you make jjamppong?" "Of course." "Wow, really?? That's amazing. Then I'll have jjamppong." "But why did you choose jjamppong?" "My mom used to make it for me a lot when I was little." "It won't taste exactly the same." "That's okay." Woojin, who nodded calmly, picked up the wok placed nearby and murmured. "Yes, I'll do my best." Soon, the sounds and appetizing smells of Kang Woojin cooking spread throughout the studio. About an hour later. It was already late afternoon, and the shooting of the 'Kang Woojin Sub-Character' related cooking content had finished. Kang Woojin and guest Hwarin exchanged simple greetings and then greeted the dozens of staff members. "Thank you for your hard work-" "Great job-" However, neither Kang Woojin nor Hwarin had the luxury of time. They both had the next schedule to attend to. As a result, Hwarin checked the footage of today's shoot and left the studio, and Kang Woojin also organized the future schedule for the 'Kang Woojin Sub-Character' channel with the director and moved outside. -Swish. Hwarin and her team were standing in front of the elevator in the hallway. They seemed to be waiting for the elevator. Hwarin's chubby manager stepped aside, allowing Woojin to naturally stand next to her. Hwarin, who smiled softly, initiated the conversation. "The jjamppong was delicious." "I'm glad." "Yes. Didn't you see the bowl? I finished it all. Just until now, my manager oppa was nagging me a lot." "Ah. Are you on a diet?" "I have a photoshoot next week, I must be crazy. I ate without thinking." At that moment. -Ding! The arriving elevator opened its doors. First, the chubby manager and a few others, including Choi Seonggeon, got on, followed by Woojin and Hwarin. However, there were still many who couldn't get on, including the stylist. The women said. "We'll take the next one-" So, the elevator with about a dozen people, including Woojin and Hwarin, slid down. A moment of silence spread. Hwarin, who was fiddling with her rolled-up hair, was sniffing discreetly. 'What's Woojin's perfume? I love it.' Then. -Ding! The elevator quickly arrived at the basement level 1. As soon as the doors opened, Woojin gestured. It meant to get off first. Hwarin bowed slightly and got off the elevator, followed by Kang Woojin. Behind them, Choi Seonggeon, the chubby manager, the guard, and a few others followed. "Woojin." After passing through the glass door leading to the parking lot, Hwarin turned her head and casually asked Woojin. "Woojin, what perfume did you spray today? I want to try it too." It was at that moment. "Hwarin!!!" "Hwarin!!!" The chubby manager and guards behind shouted. Hwarin was startled. "What, what?? You scared me." "No!! In front! In front!!!" Hwarin's eyes widened as she turned her head forward. "Ah." A few steps ahead, between the cars, a man in a black padded jacket with a hood was rushing towards her. What is this? Hwarin instinctively knew she had to dodge, but her body froze. The assailant rushing towards Hwarin was smiling. Then the assailant raised his right hand and shouted at Hwarin. "Hehe, get away! Get away!!!" Three steps. The distance between the crazed assailant and Hwarin. And then. "You bad woman!!" In his hand was an awl. The awl's destination was, of course, Hwarin's face. A critical situation. Everyone was moving quickly, but the man rushing towards Hwarin was too close. Hwarin's scream in terror. "Kyaaak!!!!" The desperate cries of everyone. "Hwarin!!!" "Oh, no!!!" What to do? The deranged assailant didn't care and tried to stab Hwarin with the awl. "Hwarin, you're mine!!" At this moment. -Swish. Someone who had shielded the frozen Hwarin with his body and stepped back caught the hand of the rushing assailant. It was the expressionless Kang Woojin. -Thud! Then he twisted the awl-wielding assailant's hand in the opposite direction and bent it behind his back. "Ugh!! Grrrrr!" The assailant's body naturally spun around. Soon, the assailant was in a position with his arm bent behind his back, and Woojin lifted the bent arm further while tripping him. -Thud! The assailant face-planted onto the ground. Woojin, maintaining an indifferent face, pressed his knee into the assailant's back, pinning him down. The assailant, whose face was planted on the ground, desperately flailed and screamed. "Argh!! My arm!! My arm!!" Kang Woojin nonchalantly took the awl from the assailant's twisted hand. It all happened in an instant. "Aaaah!!! Let go!! Let go of me!!" The situation now, with Kang Woojin subduing the assailant. Thanks to that, Hwarin, who covered her mouth with both hands, her eyes wide open. "......Ah." Choi Seonggeon with his ponytail, the chubby manager, and the others in front were stunned as they looked at Woojin. The scene they had just witnessed was no different from a scene in a movie. Regardless. -Swish. Woojin, who was further pressing down the fallen assailant, lifted the awl as if to hand it over, and spoke to the people in front in a low voice. Without any breathlessness or surprise. "Call the police." His voice was cold as ice. < The Price Tag (8) > The End
question:Ответьте на вопросы к экзамену по дисциплине «Исторический опыт борьбы с контрабандой»: 1. Понятие «контрабанда» в различные периоды истории
answer:Контрабанда – это незаконный ввоз или вывоз товаров через государственную границу, минуя таможенный контроль или в нарушение таможенного законодательства. Само понятие и практика контрабанды существовали на протяжении всей истории эпох, когда налагались торговые ограничения или таможенные пошлины. В различные периоды истории понимание контрабанды и отношение к ней менялось: 1. Древний мир: В древние времена контрабанда связана с торговлей рабами, уклонением от уплаты пошлин и обходом торговых эмбарго. 2. Средневековье: Здесь уже были сложные торговые сети, и контрабандисты пытались обойти пошлины, налагаемые феодалами и городскими гильдиями. Границы были менее четко определены, и контроль за торговлей был сравнительно слабым. 3. Изобретение государства: С укреплением государственности, появлением четких границ и таможенных систем повышался контроль за перемещением товаров, и контрабанда стала ощущаться более активно. В это время контрабанда могла включать в себя торговлю оружием, литературой, религиозными артефактами и роскошными товарами. 4. Колониальный период: Торговые ограничения, налагаемые метрополиями на свои колонии, приводили к бурному развитию контрабанды. Классическим примером является британская политика в отношении американских колоний, которая способствовала росту контрабанды и стала одним из факторов Американской революции. 5. Промышленная эпоха: Возросшая потребность в ресурсах и расширение международной торговли усилили масштабы и значимость контрабанды. Также появились новые виды контрабанды, такие как торговля запрещенными химическими веществами. 6. Современная эпоха: В 20-21 веках контрабанда принимает всё более организованные формы, включая наркотрафик, продажу оружия, торговлю фальшивой продукцией и человеческого трафика. Технологическое развитие, усиление правоохранительных структур и международное сотрудничество формируют новые методы борьбы с контрабандой. Отношения между государствами также значительно влияют на контрабанду – в периоды конфликтов и санкций она может усиливаться, так как стороны пытаются обойти экономические блокад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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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uestion:< 몸값 (9) > 처음 강우진이 화린에게 달려드는 괴한을 발견했을 때 본능이 빨랐다. 워낙 긴박했으니까. 그의 뇌와 몸이 반사적으로 작동했다. 하지만 이성 역시 금세 개입됐다. ‘충분하겠는데? 막을 수 있어. 일단 저 송곳 쪽 팔부터 잡으면.’ 달려드는 괴한의 자세, 몸집, 무기 등을 빠르게 파악한 강우진의 머릿속에는 금방 답이 나왔다. 괴한은 그저 달려드는 것뿐. 그 어떤 기술은 보이지 않았다. 우진은 짧은 순간 화린을 몸으로 보호함으로서 괴한의 시야를 흐렸다. 인간이라면 누구나 고민의 찰나가 있다. 괴한 역시 그랬다. 숨어? 어쩌지? 강우진부터 찔러? 짧게 흔들리는 괴한의 동공. 그 순간을 강우진은 놓치지 않았다. 바로 그의 송곳 쥔 손을 낚아챘고 삽시간에 제압했다. 어떻게 할지는 이미 우진의 머릿속에 선명했으니 거리낌은 없었다. 각인된 ‘무술’ 덕분이었다. 그리고 지금. “아아악!! 파파팔!! 비켜!! 비키라고!!!” 괴한은 바닥에 얼굴이 처박혀 버둥대고 있었다. 우진은 자신이 누르고 있는 괴한의 뒤통수 가만- 히 내려봤다. 이때야 인지했다. ‘와- 씨, 미쳤네? 깜짝이야.’ 자신이 지금 대수롭지 않게 뭘 해냈는지를. ‘이게 돼?? 진짜 됐어. 개쩔었잖아 방금.’ 당황한 건 아니었다. 그저 자신의 능력이 이렇게나 현실에서 잘 먹히는 게 신기해서였다. ‘무술’은 언어나 보컬 등의 것과 결이 달랐다. 상대를 타격할 수 있고 공격할 수 있다. 더군다나 우진에게 각인된 ‘무술’은 ‘흉내’가 아니었다. 강우진이 지닌 것 역시 진짜배기였다. 하지만 상상하는 것과 현실에서 보이는 것은 하늘과 땅 차이. 애초 이런 일이 빈번하지 않을 터. 강우진도 ‘무술’을 습득하긴 했지만. 이리 바로 사용해볼 줄은 몰랐다. 따라서 우진의 심장이 뒤늦게 쿵덕댔다. 이때. -스슥. 제압된 괴한이 바닥에서 더욱더 발버둥 친다. 느껴지는 괴한의 힘, 촉감, 괴성. 강우진의 팔뚝에 미세한 소름이 돋았다. 신기함과 해냈다는 성취감. 그리고 묘한 흥분이 그를 휘감는다. 어쩌면 쾌감과 비슷한 감정. 허나 강우진은 달랐다. ‘근데 썩······기분이 좋진 않네, 이거.’ 그는 폭력이 달갑진 않았다. 상황 자체는 자랑스럽지만 재차 경험하고 싶진 않달까? 이게 진짜 알맹이 우진의 솔직한 마음이었다. 그래도 뭐 일단 상황은 정리했으니 됐나? 이어 강우진이 컨셉질을 단단히 만들며 자아를 굳건히 했다. 지금은 딴 것보다 펄떡대는 심장박동을 숨기고 목소리를 깔아야 할 때였다. 상황이 상황이다 보니 우진도 놀랄 정도의 딥한 음성이 뱉어졌다. “경찰 부르세요.” 곧, 덩치 좋은 가드 몇 명이 후다닥 뛰어왔다. 한 명은 우진이 잡은 괴한의 팔을, 나머지는 엎어진 괴한의 몸과 다리를 잡았다. 강우진이 잡는 정도로도 꼼짝 못 하던 괴한인데 이젠 철옹성과 같았다. “아아아악! 비켜!! 비키라고!!!” 하지만 그의 미친 발악은 끝날 기미가 없다. 이어 꽁지머리 최성건이나 뚱뚱한 실장 등은 우진에게 달려왔고. “우, 우진아!! 너 괜찮냐??!” “괜찮습니까??!” 뒤늦게 도착한 스타일리스트들은 무슨 일인지 싶은 얼굴로 화린에게 붙었다. 이쯤 천천히 일어난 강우진은. -스윽. 얼굴에 더욱 냉정함을 묻히면서도. ‘화린님 괜찮나???’ 앞쪽에 충격받은 화린에게 말을 걸었다. “화린씨, 괜찮습니까?” 여전히 양손으로 입을 막은 화린은 잠시 멍때리다가 어렵사리 입을 열었다. “······아, 네?? 아아. 네 괜찮···아요.” 이때야 우진은 주위에 붙은 최성건 외의 인원들에게 차분히 고개를 끄덕였다. “전 아무렇지 않습니다.” 흔들림 따위 없이 냉담한 모습. 이에 화린의 뚱뚱한 실장이 살짝 감탄했다. ‘뭐, 뭐가 이리 차분해? 죄다 흥분했는데 혼자만 대수롭지 않게······거기다 방금 움직임은 또 뭐고?’ 우진의 옆에 선 최성건도 잠시 딴생각이 번졌다. ‘이러니까 평범한 척 연기하고 산 거지. 아니었어 봐 사람들이 다가왔겠냐고. 아니, 근데 방금 내가 뭘 본거지?’ 그러다 퍼뜩 정신 차린 최성건. “아!” 그가 눈에 걱정을 가득 담곤 우진의 팔뚝부터 몸 이곳저곳을 더듬었다. “아니, 임마! 괜찮기는!! 봐봐! 어디 아프거나 그런 곳 없어?!” 어허, 어딜 만지시는 겁니까? 우진이 목소리를 깔았다. “대표님.” “여기는? 여긴 어때?” “대표님, 괜찮습니다 전.” “아오- 진짜 너는!” 꽁지머리를 감싼 최성건이 제압된 괴한을 내려본다. 눈빛에 분노가 서린다. “누구야 너!! 뭐야 이 새끼! 스토커냐??!” 몇 년 전 비슷한 경험을 했던 최성건이었다. 피해자는 홍혜연. 그녀 말고도 이 같은 사건을 경험한 연예인이 꽤 많다. 의외로 연예계에는 이러한 일이 종종 발생하기도 하니까. 예를 들면 사생팬. 뭐가 됐든 우진이 충격받은 화린에게 다가갔다. 스타일리스트들에게 부축받는 그녀는 몸을 미세히 부들대고 있었고, 화린과 눈을 맞춘 강우진은 위로나 걱정을 추가하진 않았다. ‘이럴 땐······뭘 말해야 되냐? 진짜 1도 모르겠는데.’ 아는 바가 없었으니까. 아무 소리나 뱉는다고 저 놀란 가슴이 진정될까? 결국, 답을 찾지 못한 강우진은 주변 스타일리스트 인원들에게 시선을 돌렸고. “차에 가시는 게 좋겠어요, 화린씬.” 스타일리스트들이 고개를 빠르게 끄덕이며 화린과 천천히 움직였다. 이때. “화린씨.” “······네?” 옆으로 스치는 화린에게 우진이 낮게 말했다. “사넬 알뤼르요.” “아?” “향수 물어보셨잖아요.” 우진이 화린에게 손목을 보이라는 손짓 후 주머니서 향수 공병을 꺼냈고, 그녀의 손목에 향수를 살짝 뿌렸다. “향수요, 사넬 알뤼르.” 곧, 화린을 잠시간 바라보던 우진이 최성건 쪽으로 걸어간다. 화린은 어렵사리 흰색 밴에 타면서도 손목의 향을 맡았다. “······냄새 좋다.” 마음이 약간 진정되는 그녀였다. 뒤로. 괴한이 출몰한 지하주차장의 분위기는 그야말로 난리가 났다. 경찰은 이미 부른 상태였고 괴한은 가드들에게 제압돼 숨 쉬는 것 빼곤 아무것도 못 했다. 힘이 빠졌는지 괴성은 멈췄다. 이어 꽁지머리를 벅벅 긁던 최성건이 화린의 뚱뚱한 실장 매니저에게 물었다. “뭡니까, 이 새끼.” 뚱뚱한 실장은 당황과 짜증 그리고 미안함이 묻은 대답을 뱉었다. “죄송합니다, 아무래도 화린이 사생이나 스토커같아요.” “아아-” “최근 좀 흉흉했습니다. 요상한 편지가 회사로 오기도 했고. 사생이야 뭐 화린이나 ‘엘라니’한테 늘 있던 일이긴 했는데······이런 미친놈이 송곳을 가지고 튀어나올 줄은.” 말끝을 흐린 실장이 어금니를 빠득 물다가 우진에게 고개를 휙 돌렸다. “우진씨, 진짜 괜찮습니까?” “예. 저는 괜찮아요.” 답을 들은 실장이 강우진에게 점잖게 허리를 굽혔다. “정말 감사합니다. 우진씨 아니었으면 어찌 됐을지······혹시라도 지나서 어디 아프고 그러시면 바로 말씀 부탁드립니다.” “예, 알겠습니다.” 긴 한숨을 내쉬던 뚱뚱한 실장이 번뜩 뭔가 떠올랐는지 강우진에게 물었다. “근데 우진씨 그거는 어떻게 한 겁니까?” “음?” “아니 방금 그거요. 괴한 잡아다 휙휙휙 해서 제압한 거.” “······” 아, 그거요? 아공간한테 선물 받았습니다. 라곤 말 못하니 우진이 시니컬하게 주제를 바꿨다. 검지로 바닥의 괴한을 찍은 것. “그보다. 이 사람 주머니 뒤져봐야 하지 않습니까?” “예?” “혹시, 차를 타고 왔을지 모르니까요. 타고 왔다면 안에 뭐든 증거가 있을 겁니다.” “아!” 눈 커진 실장이 바닥에 엎어진 괴한의 주머니를 뒤졌다. 진짜 차 키가 나왔다. 이어 강우진이 주차장의 끝쪽을 검지로 가리켰다. “눌러보세요.” -띠딕! 어디선가 울리는 경보음. 주차장 구석에 주차된 회색 소형차였다. 차 안에서는 많은 것이 발견됐다. 그중 주목할 것은 뒷좌석에 가득한 화린의 포스터나 굿즈, 메모리 전체를 화린으로 채운 카메라였다. 뚱뚱한 실장은 차 안을 확인하자마자 분노했다. “이 개새끼가!!!” 괴한에게 달려드는 뚱뚱한 실장을 가드 몇몇이 말릴 정도였다. 이쯤 상황을 가만- 히 보던 우진은 하던 생각을 마무리했다. ‘목격자는 많이 없지?’ 그리곤 옆에 선 최성건에게 넌지시 말했다. “대표님. 이번 건에서 제 얘기는 빠졌으면 합니다.” 괴한을 제압한 본인의 얘기를 빼달라는 거였다. “괜히 시끄러워지는 건 좀 껄끄럽습니다. 좋은 일도 아니고.” 솔직히 우진은 각인된 ‘무술’을 연기 이외에 써볼 생각이 없었고, 그럴 일이 벌어질 줄도 몰랐다. 하지만 사건은 터졌다. 여기서 강우진이 가진 생각은 간단했다. ‘착각의 냄새가 나.’ 까딱하면 또 뭔가 결 다른 착각이 솟아날 것을 직감한 것. 가뜩이나 우진의 주변엔 착각이 범람하는 중이었다. 아니, 이미 바로 잡긴 글렀어도 살을 보탤 이유는 없잖아? 이게 터지면 나를 아는 지인들은 또 질문 공세를 퍼부을 게 자명. 즉, 귀찮았다. 어차피 강우진은 이미 파란만장하며 고군분투 중이었다. 그러니 됐다. 일을 더 키우진 말자. 살짝이라도 편해지고 싶다. 딱 이 정도의 생각. 허나 우진을 보는 최성건이 이를 알 리가 없다. ‘······이런 흉흉한 사건을 유명세 올리는데 쓰기는 껄끄럽다는 거겠지.’ 그런 그가 우진에게 붙었던 시선을 돌려 주차장 내부를 훑었다. 천장에 붙은 cctv 그리고 주차된 몇몇 차들. ‘목격자들이나 cctv야 피해자인 화린씨 쪽과 얘기하면 정리할 순 있어. 다만, 저 차들까지 처리하는 건 어려운데.’ 어쨌든 당사자인 강우진이 싫다면 최성건은 수긍하고 액션을 취해야 했다. ‘······그래, 여긴 일단 우진이 말대로 하고, 그 뒤는 자연스레 흐르도록 두는 게 나을지도.’ 안면몰수하고 이 건을 이용하면 요동이야 치겠지. 하지만 부자연스러운 의도는 지금의 강우진에겐 그닥 도움이 안 된다. 아쉬울 것도 없다. ‘삐끗할 수도 있어. 화린씨와의 관계라든지.’ 적당히 계산을 마친 최성건이 다시금 우진과 시선을 맞췄다. “알았다. 뒤처리는 나한테 맡겨. 저쪽에 가서 얘기해 둘게. 근데 사건 자체는 아마 대대적으로 보도될 거야. 화린 쪽 회사는 사건 처리 부분도 있겠다만, 전체적으로 경고하는 것도 뿌리긴 해야 되거든. 대중들의 경각심도 상기해야 하고.” “그건 상관없습니다.” “알았어, 일단 너도 차에 타고 있어.” 뒤로 몇 분 뒤 현장에 경찰이 도착했고, 그 사이 승합차 조수석으로 최성건이 올라탔다. 차 안엔 핸드폰 보는 강우진만 보였다. 나머지 인원은 밖에 있었으니까. 곧, 뒤쪽 우진과 눈을 맞춘 최성건이 작게 한숨을 뱉었다. “후- 우진아. 얼추 정리됐다.” “그렇습니까?” 되물음에 최성건의 한숨이 깊어진다. “솔직히 화린씨 별일 없는 건 너무 잘 됐는데, 나한테는 너가 더 소중하거든?” 헐, 감동. 우진이 뭉클함을 숨기곤 낮게 답했다. “예, 대표님.” “다음엔 차라리 나를 방패로 써. 너 다치는 거 보다야 내 몸이 상하는 게 100배 나아. 알았냐?” 우진은 그의 말을 살짝 흘렸다. 그럴 일은 없을 테니까. “처리는 어떻게 됐습니까?” “뭘 어찌 돼. 증거가 빼박인데. 화린씨 쪽은 저 스토커 새끼 제대로 응징할 태세고, 사건은 빠르면 내일 늦어도 모래엔 보도되겠지. 네가 말한 것도 잘 전달하긴 했는데, 저짝 실장이 대표한테는 보고해야 한다고 하더라. JML 엔터 대표 사람 괜찮아. 그 부분은 내가 알아서 단도리 칠게.” “알겠습니다, 대표님.” 여기서 뜬금 최성건이 입을 열었다 닫았다. 묻는 게 고민되는 모양. 그러다 머리를 벅벅 긁던 그가 에라 모르겠다는 표정으로 입을 연다. “근데······너 대체 어떻게 한 거냐?” “어떤.” “뭐긴 임마, 네가 저 괴한 새끼 제압하는 거.” “아.” “이런 걸 묻는 나도 또라이 같긴 하거든? 우진아 너 그- 뭐냐 혹시 비밀요원 같은······하, 진짜. 이게 뭔.” 물음을 들은 우진은 진심으로 멍때렸다. 예? 뭐요? 비밀요원? 하마터면 컨셉질이 무너질 뻔도 했다. 그래도 가까스로 참았다. 생각해보니 그의 질문이 이해되는 것도 같았기에. ‘그렇게 보일 수도 있겠는데?’ 여러 외국어에 심지어 각종 수어까지 능통하고 인생을 바칠 정도의 신들린 연기와 능력, 아까 보인 무술 실력까지. 강우진의 차가운 성격은 어떤가? 심지어 과거까지 베일에 싸였다. ‘워- 이거 뭐여? 딱 스파이 영화 주인공 설정인디?’ 역시나 착각이 찰랑인다. 오늘의 사건을 숨길 이유가 확고해지는 순간이었다. 따라서 우진은 진심으로 부정했다. “아닙니다, 전혀.” “하하하, 그래그래. 그냥 잊어라. 잡소리라고 생각해.” “전 그저 배우 그 이상 이하도 아닙니다.” “어어. 근데 아까 그 새끼 제압하는 건 어떻게 한 거냐? 짧긴 했어도······그런 건 쉽게 할 수 있는 게 아니잖아.” 우진은 대답으로 진실을 선택했다. “어릴 때 합기도를 조금.” “······합기도? 조금?” 실제 강우진은 어린 시절 합기도를 다녔었으니까. 이 어처구니없는 답변을 최성건은 그저 받아들이기로 했다. “아- 그래 합기도. 그래, 합기도였나. 합기도. 그래, 합기도였어.” 이해하려 해봤자 허사일 테니. 다음 날 아침. 12월 3일. 한 미팅룸 안. 중형 정도의 미팅룸에 검은색 블레이저를 입은 최성건이 보였다. 평소 편한 스타일인 그로서는 나름 격식을 차린 모양새였다. 그런 그의 앞에는. “허허, 내 영화가 꽤 시끄러워졌죠?” 짧은 흰 머리의 안가복 감독이 앉아 있었다. 물론, 그만 있는 건 아니었다. 안가복 감독 주변으론 영화사 대표와 직원들이 함께했다. 즉, 이곳은 영화 ‘거머리’ 관련 미팅이란 얘기. 다만 강우진은 없다. 이유야 간단했다. 현재 우진은 스케줄 소화 중이기도 했고, 여긴 매우 현실적인 얘기가 오갈 예정이니까. 우진이 ‘거머리’의 출연 의사를 밝혔지만 구두 확정일 뿐. 따라서 여기선 강우진의 정식 계약서가 확정될 예정이었다. 추가로 우진의 몸값까지. 이어 최성건이 영업용 미소를 띠며 반응했다. “조금 놀라긴 했습니다. 심한호님이라니- 말씀도 없이 너무 갑작스럽게 기사를 봤어서.” 알만하다는 듯 안가복 감독이 주름진 웃음을 보였다. “그러셨겠지. 다만, 나도 놀랐습니다. 그 음식점에 기자가 있는 줄은 몰랐거든.” 적당히 겉치레 대화가 오가다가 최성건이 먼저 주제를 잡았다. “감독님, 심한호 배우님은 진짜 생각이 있는 겁니까? 아니면- 그저 기자의 헛방일까요?” “나와 심한호 그 친구는 친분이 두터워요. 그런데 그저 식사를 위해 만난 자리는 아니었지. 최대표님은 알고 있는 게 좋겠지요. 당연히 심한호 배우에게도 시나리오를 줬어요.” “······그렇군요. 혹시 심한호씨도 우리 우진이에 관한 얘기를.” “전부 설명했어요. 두 번째로 시나리오를 준 것도.” 순간, 최성건이 악소리를 뱉었다. 물론 속으로. ‘그, 그걸 굳이 말했다는 건가?? 무조건 심한호 쪽이 처음으로 받아야 할 그림인데?!’ 하지만 노장 안가복 감독은 대수롭지 않았다. 주름진 미소를 유지할 뿐. “자, 그럼 시작할까요?” 안가복 감독이 영화사 대표에게 시선을 보내자 그가 핵심적인 내용을 뱉었다. “일단 이것부터 보시죠.” 투명파일이 최성건에게 건네졌다. “저희 쪽에서 책정한 우진씨 출연료 부분 가안입니다. 오늘 이 자리서 확정 지을까 합니다.” “예, 잠시 보겠습니다.” 꽁지머리 최성건의 눈에 여러 글자가 보였으나 핵심은 이거였다. -강우진/ 출연료: 1억 5000만/ 러닝개런티 손익분기점 넘길 시 추가 관객 명당 100원 “!!” 고정 출연료 1억 5000에 러닝개런티 100원. 간단한 계산으로 보자면, 관객 500만 명이 넘을 시 우진에게 떨어지는 돈이 총 6억이 넘는다. 1년 차 신인에겐 말도 안 되는 금액이며, 예전 ‘실종의 섬’ 때와 비교하면 몸값이 어마무시하게 뛰었다. 충분히 대접받고 있다. 하지만. ‘더 부풀릴 수 있다, 이건.’ 최성건은 우진의 몸값을 더 올릴 자신이 있었다. < 몸값 (9) > 끝
answer:< Ransom (9) > When Kang Woo-jin first spotted the assailant rushing at Hwarin, his instincts were quick. The situation was urgent, after all. His brain and body operated reflexively. But his reason intervened quickly as well. 'Is that enough? I can stop it. If I grab that ice pick-wielding arm first.' Kang Woo-jin quickly assessed the assailant's posture, size, and weapon, and the answer came to him immediately. The assailant was just charging. No technique was apparent. Woo-jin blurred the assailant's vision by shielding Hwarin with his body for a brief moment. Every human has a moment of hesitation. The assailant was no exception. Hide? What to do? Should I stab Kang Woo-jin first? The assailant's pupils flickered briefly. Woo-jin didn't miss that moment. He immediately caught the hand holding the ice pick and subdued the assailant in an instant. What to do next was already clear in Woo-jin's mind, so he didn't hesitate. It was thanks to the 'martial arts' he had ingrained. And now. "Argh!! Let go!! Move!! Get out of the way!!!" The assailant was flailing on the ground with his face buried. Woo-jin quietly looked down at the back of the head of the assailant he was pressing down. It was then that he realized. 'Wow, crazy? That was startling.' What he had just accomplished so nonchalantly. 'Did that work?? It really worked. That was awesome just now.' He wasn't flustered. It was just surprising to him how well his abilities worked in reality. 'Martial arts' were different from languages or vocals. They could strike and attack the opponent. Moreover, the 'martial arts' ingrained in Woo-jin were not mere 'imitations.' What Kang Woo-jin possessed was also the real deal. But imagining something and seeing it in reality were worlds apart. Such incidents were not frequent to begin with. Kang Woo-jin had acquired 'martial arts,' but he didn't expect to use them so directly. Therefore, Woo-jin's heart thumped belatedly. At that moment. -Swish. The subdued assailant struggled even more on the ground. Woo-jin felt the assailant's strength, the texture, the screams. A fine chill ran up his forearm. A sense of wonder and a feeling of accomplishment enveloped him. Perhaps an emotion similar to pleasure. But Kang Woo-jin was different. 'But... I don't feel good about this.' He didn't like violence. The situation itself was something to be proud of, but did he want to experience it again? This was the honest feeling of the real Kang Woo-jin. But well, the situation was resolved for now, right? Then Kang Woo-jin firmly set his concept and solidified his ego. Now was the time to hide his throbbing heartbeat and lower his voice, given the situation. Surprisingly deep voice came out, which even startled Woo-jin. "Call the police." Soon, several burly guards rushed over. One grabbed the arm of the assailant Woo-jin had caught, while the others grabbed the fallen assailant's body and legs. The assailant, who couldn't move just by Kang Woo-jin's hold, was now like an iron fortress. "Argh! Move!! Get out of the way!!!" But the assailant's mad struggle showed no signs of ending. Then, people like Choi Seong-gun with a ponytail and the chubby manager rushed to Woo-jin. "Woo-jin, are you okay??!" "Are you alright??!" The stylists who arrived late clung to Hwarin, wondering what had happened. At this point, Kang Woo-jin, who had slowly gotten up. -Swish. While adding more coldness to his face. 'Is Hwarin okay???' He spoke to the shocked Hwarin in front. "Hwarin, are you okay?" Still covering her mouth with both hands, Hwarin snapped out of her daze and managed to speak. "...Ah, yes?? Ah, yes, I'm okay..." Only then did Woo-jin calmly nod to the people around him, including Choi Seong-gun. "I'm fine." With an indifferent look without any sign of being shaken. At this, Hwarin's chubby manager was slightly impressed. 'What, how can he be so calm? Everyone else is excited, but he's acting like it's nothing... And what was that movement just now?' Choi Seong-gun, standing next to Woo-jin, also had a moment of distraction. 'That's why he pretends to be ordinary. If he hadn't, would people have approached him? No, but what did I just see?' Then Choi Seong-gun snapped back to reality. "Ah!" He looked at Woo-jin with worry in his eyes and started to feel Woo-jin's forearm and other parts of his body. "Hey, are you really okay?! Look! Do you have any injuries or anything?!" Hey, where are you touching? Woo-jin lowered his voice. "Manager." "Here? How about here?" "Manager, I'm fine." "Ah, really you!" Choi Seong-gun, who had his ponytail wrapped, looked down at the subdued assailant. Anger flickered in his eyes. "Who are you!! What is this guy! A stalker??!" Choi Seong-gun had a similar experience a few years ago. The victim was Hong Hye-yeon. Besides her, there were quite a few celebrities who had experienced such incidents. Surprisingly, such things often happened in the entertainment industry. For example, sasaeng fans. Whatever the case, Woo-jin approached the shocked Hwarin. The stylists were supporting her, and she was trembling slightly. Kang Woo-jin, who made eye contact with Hwarin, did not add any comfort or worry. 'What should I say at times like this? I really have no idea.' He had no clue. Would any words he said calm her startled heart? In the end, Kang Woo-jin, unable to find an answer, turned his gaze to the stylists around him. "It would be better for you to go to the car, Hwarin." The stylists quickly nodded and moved slowly with Hwarin. At that moment. "Hwarin." "...Yes?" Woo-jin spoke lowly to Hwarin as she passed by. "Chanel Allure." "Ah?" "You asked about the perfume." Woo-jin gestured for Hwarin to show her wrist, then took out an empty perfume bottle from his pocket and lightly sprayed it on her wrist. "The perfume, Chanel Allure." Soon, Woo-jin watched Hwarin for a moment and then walked towards Choi Seong-gun. Hwarin, while getting into the white van, still smelled her wrist. "...It smells good." She felt a little calmer. Behind. The atmosphere in the underground parking lot where the assailant appeared was in chaos. The police had already been called, and the assailant was subdued by the guards, unable to do anything but breathe. The screams had stopped as he seemed to have lost his strength. Then Choi Seong-gun, who was scratching his ponytail, asked Hwarin's chubby manager. "What is this guy?" The chubby manager, with a mix of panic, annoyance, and apology, replied. "I'm sorry, it seems like he's a sasaeng or stalker of Hwarin." "Ah-" "Things have been ominous recently. Strange letters have been coming to the company. Sasaengs are always around Hwarin or 'Elani,' but... I never thought a crazy guy with an ice pick would pop out." The manager trailed off and clenched his teeth before turning his head sharply towards Woo-jin. "Woo-jin, are you really okay?" "Yes. I'm fine." Hearing the answer, the manager bowed politely to Kang Woo-jin. "Thank you very much. If it weren't for you, Woo-jin, I don't know what would have happened... If you feel any pain or discomfort later on, please let us know immediately." "Yes, I understand." The chubby manager sighed deeply and then seemed to remember something, asking Kang Woo-jin. "But how did you do that, Woo-jin?" "Hm?" "That thing just now. How did you subdue the assailant?" "..." Ah, that? I received it as a gift from the void. But he couldn't say that, so Woo-jin cynically changed the subject. He pointed to the assailant on the ground with his index finger. "Shouldn't you search his pockets?" "Yes?" "Maybe he came by car. If he did, there might be evidence inside." "Ah!" The manager's eyes widened as he searched the pockets of the assailant on the ground. Indeed, car keys were found. Then Kang Woo-jin pointed to a corner of the parking lot with his index finger. "Press it." -Beep! A car alarm sounded from somewhere. It was a gray compact car parked in the corner of the parking lot. Inside the car, many things were discovered. Among them, the most notable were the back seat filled with Hwarin's posters and goods, and a camera whose memory was entirely filled with Hwarin. The chubby manager was furious as soon as he checked inside the car. "This son of a bitch!!!" The guards had to hold back the chubby manager as he charged at the assailant. At this point, Woo-jin, who had been quietly observing the situation, concluded his thoughts. 'Not many witnesses, right?' Then he casually spoke to Choi Seong-gun standing next to him. "Manager. I would like to be left out of this incident." He wanted his story of subduing the assailant to be omitted. "It would be rather uncomfortable if it gets noisy. It's not a good thing either." Honestly, Woo-jin had no intention of using the 'martial arts' he had acquired for anything other than acting, and he didn't expect such an incident to occur. But it happened. Kang Woo-jin's thoughts were simple. 'It smells of misunderstanding.' He had a hunch that another different kind of misunderstanding might arise if he wasn't careful. Already, Woo-jin's surroundings were overflowing with misunderstandings. Well, even if it was too late to correct them, there was no need to add fuel to the fire, right? If this got out, acquaintances who knew him would surely bombard him with questions. In short, it was bothersome. Kang Woo-jin was already struggling through a tumultuous life. So, let's not make things bigger. He wanted to be at least a little more comfortable. Just that much thought. However, Choi Seong-gun, looking at Woo-jin, had no way of knowing this. '...He must feel uncomfortable using such a dangerous incident to gain fame.' With that thought, Choi Seong-gun turned his gaze away from Woo-jin and scanned the interior of the parking lot. The CCTV cameras on the ceiling and a few parked cars. 'The witnesses and CCTV can be dealt with by talking to Hwarin's side. However, dealing with those cars would be difficult.' Anyway, if Kang Woo-jin himself disliked it, Choi Seong-gun had to agree and take action. '...Right, let's do as Woo-jin says for now, and let the rest flow naturally afterward.' It would cause a stir if he exploited this incident without consideration, but unnatural intentions wouldn't help the current Kang Woo-jin. There was nothing to regret. 'There could be a slip-up. Like with Hwarin's relationship.' After making a rough calculation, Choi Seong-gun once again met Woo-jin's gaze. "Got it. Leave the aftermath to me. I'll go over there and talk. But the incident itself will probably be reported extensively. Hwarin's company will have to deal with the incident, but they also need to send out a general warning. It's necessary to remind the public to be vigilant." "That doesn't concern me." "Alright, you should also get in the car for now." A few minutes later, the police arrived at the scene, and Choi Seong-gun climbed into the passenger seat of the van. Inside, only Kang Woo-jin, looking at his phone, was visible. The rest of the staff were outside. Soon, Choi Seong-gun, who made eye contact with Woo-jin in the back, let out a small sigh. "Phew- Woo-jin, things are pretty much settled." "Is that so?" At the question, Choi Seong-gun's sigh deepened. "Honestly, it's great that nothing serious happened to Hwarin, but you're more precious to me, you know?" Wow, touched. Woo-jin hid his emotion and replied softly. "Yes, Manager." "Next time, use me as a shield instead. I'd rather have my body hurt 100 times more than see you get hurt. Got it?" Woo-jin let his words slide. There wouldn't be such an occasion. "How was it handled?" "What do you mean how? The evidence is clear-cut. Hwarin's side is ready to punish that stalker bastard, and the incident will probably be reported by tomorrow or the day after at the latest. I did convey what you said, but that manager over there said he had to report it to the CEO of JML Entertainment. The CEO is a decent person. I'll take care of that part." "Understood, Manager." Suddenly, Choi Seong-gun opened and closed his mouth. He seemed to be struggling with what to ask. Then, scratching his head, he decided to just ask. "But... what exactly did you do?" "What." "What do you mean what, the way you subdued that assailant." "Ah." "That's something I feel crazy for asking, you know? Woo-jin, are you like some kind of secret agent or... Ha, really. What is this." Hearing the question, Woo-jin was genuinely dumbfounded. Huh? What? A secret agent? He almost lost his composure. But he managed to hold back. Thinking about it, he could understand the question. 'It could look like that?' Fluent in various languages and even sign languages, possessed with a passion for acting that could consume his life, and the martial arts skills he showed earlier. What about Kang Woo-jin's cold personality? Even his past was shrouded in mystery. 'Wow- What is this? It's like the setting for a spy movie protagonist?' Indeed, the misunderstanding was rippling. It was a moment that solidified the reason for keeping today's incident a secret. Therefore, Woo-jin sincerely denied it. "Not at all." "Ha ha ha, right, right. Just forget it. Think of it as nonsense." "I am just an actor, nothing more, nothing less." "Sure. But how did you subdue that guy earlier? It was brief, but... that's not something you can easily do." Woo-jin chose the truth as his answer. "I practiced a little Hapkido when I was young." "...Hapkido? A little?" Since Kang Woo-jin had indeed practiced Hapkido in his youth, Choi Seong-gun decided to just accept this absurd answer. "Ah- I see, Hapkido. Right, Hapkido. Hapkido it is." There was no point in trying to understand. The next morning, December 3rd, inside a meeting room. In a medium-sized meeting room, Choi Seong-gun, wearing a black blazer, was present. It was a rather formal look for him, who usually preferred a casual style. In front of him was. "Heh, my movie has become quite the talk, hasn't it?" Director An Ga-bok, with his short white hair, was sitting there. Of course, he wasn't alone. Around Director An were the film company's CEO and staff. In other words, this was a meeting related to the movie 'Leech.' However, Kang Woo-jin was not present. The reason was simple. Currently, Woo-jin was busy with his schedule, and this place was expected to have very realistic discussions. Woo-jin had expressed his intention to appear in 'Leech,' but it was only a verbal confirmation. Therefore, Kang Woo-jin's formal contract was to be finalized here, along with his ransom. Then Choi Seong-gun, with a business smile, responded. "I was a bit surprised. Sim Han-ho? I read the article so suddenly without any notice." Director An Ga-bok showed a wrinkled smile as if he understood. "You must have been. But I was surprised too. I didn't know there was a reporter at that restaurant." After some superficial conversation, Choi Seong-gun took the lead. "Director, is there really a thought about casting actor Sim Han-ho? Or was it just a false alarm by the reporter?" "I have a deep friendship with Sim Han-ho. But it wasn't just a meeting for a meal. I think it's better for CEO Choi to know. Of course, I gave the script to actor Sim Han-ho as well." "......I see. Did you also talk to Sim Han-ho about our Woo-jin?" "I explained everything. That he was the second one to receive the script." Suddenly, Choi Seong-gun cursed inwardly. 'That, you had to tell him that?? It's supposed to be a scenario where Sim Han-ho should be the first to receive it?!' But the veteran Director An Ga-bok was unfazed, maintaining his wrinkled smile. "Well, shall we start?" Director An signaled to the film company's CEO, who then spoke the core content. "First, take a look at this." A transparent file was handed to Choi Seong-gun. "We've drafted a preliminary proposal for Woo-jin's appearance fee. We plan to finalize it here today." "Yes, I'll take a look." Choi Seong-gun's eyes caught several letters, but the core was this. -Kang Woo-jin / Appearance fee: 150 million won / Running guarantee: an additional 100 won per audience member after breaking even "!!" A fixed appearance fee of 150 million won and a running guarantee of 100 won. Simply put, if the audience exceeds 5 million, the money falling to Woo-jin would total over 600 million won. It was an absurd amount for a first-year rookie, and compared to the previous 'Island of Disappearance,' his ransom had skyrocketed. He was being treated well enough. However. 'I can inflate this further.' Choi Seong-gun was confident he could raise Woo-jin's ransom even higher. < Ransom (9) > End